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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가 다천 김종원 'G20 정상회의' 런던 한국문화원 휘호장면-이병남

금석 로석 옛돌 2009. 4. 7. 20:48

 

 <사람들> 유럽서 '서예 진수' 과시한 김종원씨

유럽으로 가는 한글 '마음'
(창원=연합뉴스) 창원의 중견 서예가 다천 김종원이 'G20 정상회의'를 맞아 런던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글=마음'전에 출품할 대작 '마음'을 쓰고 있는 장면. 그는 이 글씨와 33가지 한글 변용을 표현한 '한글 만다라' 등으로 유럽인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2009.4.6. <지방기사 참조, 김종원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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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런던서 '한글 만다라' 등으로 극찬받아

(창원=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서재 앞쪽의 넓은 공간엔 4m×8m 크기의 대형 광목에 '마음'이라는 두 글자를 대형 붓으로 써 놓았고 좁은 복도 양쪽엔 70㎝×135㎝ 크기의 액자 33개에 다양한 모양의 한글이 선을 보였다.

   또 다른 한 켠엔 180㎝×6m 크기의 병풍에 성삼문의 시조 '이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꼬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낙 장송 되었다가..' 전문이 춤추는 듯한 필체로 되살아났다.

   영국 런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맞춰 주영한국대사관과 ㈜이상봉이 런던 한국문화원에서 한글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마련한 '한글=마음' 전시회에 창원 출신 중견 서예가 다천(茶泉) 김종원(55)이 내놓은 작품들이다.

   지난달 30일 패션, 사진, 디자인과 함께 선 보인 다천의 한글 작품을 접한 현지 관객들은 끝을 알 수 없는 신비함과 깊이를 지닌 동양적인 '그 무엇'의 진수를 맛본 듯 경탄을 연발했다.

   다천은 한글이 하늘과 땅, 인간이라는 우주적 관점에서 구성돼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실용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지닌 한글의 우수성을 철학적으로 표현하고 퍼포먼스를 통해 몸으로 보여줬다.

   한글의 다양한 변용(變容)을 불교의 33천(天)을 의미하는 33개의 판에다 표현한 '한글 만다라'는 문자가 생겨났던 당시의 고대적 신성(神聖)을 21세기 현대, 서양 무대에서 드러냈다는 의미를 지닌다.

   10폭 병풍에 표현된 성삼문의 시는 500년전의 충신이자 한글 창제에 참가한 학자가 세상의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소나무처럼 푸르름을 유지하겠다는 '마음'을 잘 드러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본 전(前) 런던대 교수이자 돈황을 서구에 최초로 소개하는 등 저명한 동양미술사학자로 손꼽히는 휘트필드 씨 부부가 현대 중국 최고의 서예가에 못지 않다고 극찬하며 본격적인 전시회를 마련해보자는 제안을 해왔다.

   물론 정상회의 기간에는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도 전시회를 관람하고 격려하기도 했다.

   김종원은 이에 앞서 지난달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 '예후디 메뉴인홀'에서 열린 한국문화 체험행사에도 '한글 공연'으로 시선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브뤼셀에서 그는 김장실 문화부 제1차관과 박준우 주 벨기에 대사 겸 EU 대사, 현지인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형 붓으로 '대한민국'을 쓰고 병풍에는 애국가 1절을 써 이자람의 판소리와 한복려의 한국 음식과 함께 유럽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다천은 2007년 그라츠와 2006년 잘츠부르크 등 오스트리아 예술도시 2곳에서 잇따라 전시회를 갖고 한국의 서예미학과 서구 미의식과의 교통을 시도하는 등 유럽쪽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오는 9월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붓이 발견된 창원 다호리 고분군에서 시작된 상상력이 팔만대장경을 거쳐 한글로 이어지는, 문자를 단일 주제로 하는 전시회로는 처음 시도되는 '문자전'(文字展) 준비에 분주하다.

   김종원 선생은 "이번 유럽 전시와 퍼포먼스 과정에서 현지 동양학자들과 예술인들로부터 가슴이 벅찰 정도로 극찬을 받았다"며 "문자가 없는 아프리카에 보급하자는 운동이 일어날 정도로 한글은 과학적이면서 예술성까지 갖춘 문자이며 우리 서예미학이 유럽에서도 충분히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소중한 기회였다"고 말했다.